ADHD 아이와 잠,
잠들지 못하는 밤에 부모가 할 수 있는 것들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잠을 못 잘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같은 질문을 해요.
ADHD를 가진 아이는 일반 아이보다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2~3배 높아요.
- 잠자리에 드는 것 자체를 거부하거나
- 누워서도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 잠이 들기까지 한참 걸리고
- 자다가 중간에 깨는 경우도 많죠.
왜 그럴까요?
1. ADHD 아이는 왜 잠이 어려울까?
ADHD의 뇌는 기본적으로 각성 상태가 높아요.
쉽게 말하면, ‘항상 ON 상태’에 가깝다는 것.
그래서 가만히 있어도 뇌는 계속 정보를 처리하고, 긴장하고, 자극을 찾습니다.
여기에 더해:
- 멜라토닌 분비가 늦거나 부족한 경우도 많고
- 하루의 감정 피로를 ‘잠들기 직전’에 폭발시키는 경우도 흔해요.
- 불안이 많거나 ‘생각 정리’가 어려운 아이는 더더욱 잘 못 자요.
👉 이런 이유로 수면은 ADHD 아이에겐 훈련이 필요한 영역이에요.
2. 수면 전에 감각을 안정시키는 루틴 만들기
“잘 자자”라고 말한다고 잠이 드는 게 아니에요.
ADHD 아이는 수면 전에 감각이 안정되어야
비로소 뇌도 ‘휴식 모드’로 들어갈 수 있어요.
추천 루틴 (30~60분 전부터 시작)
- 조명 줄이기
형광등 대신 스탠드나 무드등
→ 멜라토닌 생성 도와줌 - 스크린 끄기
TV, 핸드폰, 태블릿은 최소 1시간 전엔 OFF - 몸을 부드럽게 자극하기
따뜻한 물에 족욕
브러시나 손으로 부드럽게 몸 쓰다듬기
→ 촉각 안정 & 긴장 이완 - 압박감 있는 담요나 이불 사용
무게감 있는 이불은 불안 완화에 효과적
→ 고유감각 자극으로 안정감 UP - 수면 루틴 고정
“양치 → 화장실 → 책 1권 → 누워서 조용히 눈 감기”
→ 매일 똑같이 반복되면, 뇌가 ‘잠 잘 시간’으로 인식
3. 잠들기 전 대화, 감정 정리 시간
ADHD 아이는 하루 동안 받은 자극과 감정을
‘잠들기 직전’에 꺼내는 경우가 많아요.
- “오늘 친구가 나 미워했어…”
- “왜 엄마는 나 혼냈어?”
- “내일 유치원 가기 싫어…”
이럴 때 대화를 피하지 않고
짧게라도 아이의 마음을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오늘 마음이 좀 무거웠구나.”
“그 마음, 엄마가 안고 잘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하루가 될 거야.”
👉 이 짧은 인정의 순간이
아이의 불안한 뇌를 진정시키는 강력한 안정제가 돼요.
4. 그래도 잠이 안 온다면?
잠은 억지로 재우는 것이 아니에요.
그럴 땐 오히려 아이도, 부모도 더 힘들어져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해요:
- 함께 조용히 누워서 그림 그리기 상상
“우리 지금 비행기 타고 구름 위야… 어떤 동물이 보일까?”
→ 시각 상상은 뇌를 진정시켜줌 - 호흡 놀이
“꽃 향기 맡기처럼, 코로 숨 쉬고… 천천히 내쉬기.”
→ 부교감신경 활성화 - 백색소음 or 잔잔한 수면 음악
반복되는 소리는 불안한 뇌에 안정을 줘요 - 자기 전 그림책 루틴
매일 같은 책, 같은 목소리
→ 조건 반사로 수면 연결 가능
5. 수면 문제로 너무 힘들다면?
잠이 문제라면 부모도 매일매일이 지옥 같아요.
“나만 못하는 것 같고…” “내가 뭐가 잘못된 걸까…”라는 생각에 빠지기도 하죠.
그럴 땐 꼭 기억하세요.
- ADHD 아이의 수면은 아이의 잘못도, 부모의 잘못도 아니에요.
- 아이가 잘 수 있도록 환경과 루틴을 꾸준히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그리고 정말 힘들다면,
소아정신과나 소아수면클리닉에서 멜라토닌 처방이나 수면 상담도 가능해요.
약이 전부는 아니지만, 필요한 아이에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마무리하며
“잠 좀 자자…”
많은 부모들이 절실히 외치지만,
ADHD 아이에게 수면은 스스로 배워야 하는 기술이에요.
오늘 밤도, 엄마는 아이 곁에 누워
그 기술을 함께 연습하고 있는 거예요.
조금씩, 천천히,
그러다 어느 날 “벌써 자?” 라는 날도 오게 될 거예요.
다음 편에서는
ADHD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사와의 협력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