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의 감정 조절,
폭발하는 순간 엄마가 할 수 있는 말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파도를 마주하게 됩니다.
장난감을 집어던지고,
화를 못 참고 소리를 지르고,
동생을 밀치고,
엉엉 울며 “엄마는 날 안 좋아해!” 소리를 듣는 날.
그 순간,
우리는 참 많은 감정을 느끼죠.
속상하고, 당황스럽고, 죄책감 들고, 때로는 분노까지.
오늘은 그런 순간에 우리가 아이에게 어떤 말을 건넬 수 있을지,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도록 돕는 대화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1. 감정 폭발은 ‘버릇 없음’이 아니라 ‘조절의 어려움’이에요
ADHD 아이는 뇌의 ‘감정 브레이크’가 늦게 작동하거나,
브레이크 자체가 약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아주 작은 자극에도
화가 치솟고, 눈물이 나고,
손과 발이 먼저 나가는 경우도 있죠.
이건 인성이나 가정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발달 속도 차이에서 오는 특성이에요.
그러니 먼저,
“이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냐”
라는 사실을 마음속에 되새겨야 해요.
이 시선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아이와의 훈육이 훨씬 따뜻해질 수 있어요.
2. 폭발 직전엔 ‘조언’이 아니라 ‘공감’이 먼저
아이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거나 울 때,
우리는 자꾸 이유를 설명하거나 훈계하고 싶어져요.
“그래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잖아.”
“그런다고 해결되는 거 아니야.”
“왜 또 울어? 그럴 일이 아니잖아.”
하지만 감정이 최고조일 때는
아무 말도, 아무 정보도, 아이의 뇌에 들어가지 않아요.
이럴 때는 조용히 옆에 앉거나,
이렇게 말해보세요.
“지금 마음이 많이 속상한 거구나.”
“화가 나서 머리가 복잡하지?”
“엄마는 네가 어떤 마음인지 궁금해.”
말 한 마디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태도’가 핵심이에요.
3. 감정 조절을 돕는 말 vs. 감정을 더 자극하는 말
아이가 짜증 낼 때 | "그만 짜증 좀 내!" |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
울며 소리지를 때 | "그만 울어, 시끄러워!" | "엄마가 네 말 들으려고 기다릴게." |
물건을 던졌을 때 | "왜 또 그래? 진짜 못 말려." | "지금 마음이 폭발했구나. 같이 정리해보자." |
훈육은 아이를 제압하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감정을 ‘알고’,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에요.
4. 감정이 잦아든 후에 훈육하세요
모든 감정이 지나간 뒤,
아이의 마음이 가라앉았을 때가 훈육의 타이밍이에요.
예를 들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아까 많이 화났지. 그럴 땐 물건을 던지지 않고, 말로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네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면, 엄마는 더 잘 도와줄 수 있어.”
“화날 땐 우리 약속했던 대로 잠깐 방에 가서 쉬어도 괜찮아.”
이런 대화는 단순한 지시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 인식과 행동 선택 능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훈련이에요.
5. 엄마가 먼저 감정을 조절해야 해요
아이의 감정은 거울처럼 부모의 감정을 비추기도 해요.
아이의 짜증에 내가 짜증으로 반응하면,
감정의 소용돌이만 더 커질 뿐이에요.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제 안에 이렇게 물어요.
“지금 나는 흥분했나?”
“내가 화난 채로 말하면 아이가 뭘 배울까?”
“지금 말하는 게 도움이 될까, 나중이 더 좋을까?”
그리고 안 되겠다 싶으면,
화장실로 들어가서 잠깐 심호흡을 해요.
그 10초가 아이와의 하루를 바꾸는 걸 수도 있어요.
마무리하며
ADHD 아이를 키우며
감정을 조절하는 건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매일의 도전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아이의 감정 폭발을
‘이겨야 할 싸움’이 아니라
‘함께 건너야 할 다리’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이전과는 다른 하루가 시작될 거예요.
아이의 감정은 미숙한 게 아니라 자라는 중인 거고,
부모의 훈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동행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ADHD 아이와 함께하는 외출 – 마트, 병원, 식당에서의 실전 대처법을 나눠볼게요.